원제 - Suicide Forest Village, 樹海村, 2021
감독 - 시미즈 다카시
출연 - 야마다 안나, 야마구치 마유, 카미오 후주, 쿠라 유키
시미즈 다카시의 일본 괴담 시리즈 두 번째 영화다.
일본 후지산 기슭에는, ‘아오키하라’라는 원시림 지대가 있다. 줄여서 ‘주카이’라고 불린다. 들어본 사람은 알 것이다. 주카이 숲, 자살자가 많기로 유명한 곳이다. 이런 상황이다 보니 당연히 괴담이 따라붙는다. 한번 들어가면 나올 수가 없다느니, 나침반을 사용할 수 없다는 등등. 즐겨듣는 유튜브 방송 중 공포 실화 이야기를 들려주는 곳이 있는데, 거기서도 이 숲이라 추정되는 곳에서 벌어진 이야기를 들은 기억이 있다. 이 영화는 그중에서 자살자들이 만들었다는 주카이 마을 괴담을 기초로 하고 있다.
아, 주카이 숲을 소재로 한 미국 영화도 있다. ‘포레스트 죽음의 숲 The Forest, 2016’이다. 오래전에 봐서 잘 기억이 안 난다. 그냥 정신없이 숲속을 헤매는 서양인만 떠오른다.
그런데 이 영화는 ‘굳이 주카이 숲 괴담을 배경으로 할 필요가 있을까?’라는 의문이 드는 내용이었다. 저주가 봉인된 상자라니, 이건 그냥 단독 작품으로도 괜찮지 않을까? 아니면, 주카이 숲에 기이한 일이 벌어진 원인을 그 상자로 하고 싶은 모양인데, 그러면 시간대가…. 음, 너무 정색하고 따지는 것도 좋지 않은 것 같다. 이건 이 영화가 너무 실망스러워서, 온갖 트집을 잡고 싶어서일지도 모른다. 하다못해 등장인물이 숨을 쉬어도 왜 그렇게 쉬냐고 할 거 같다.
아니, 진짜, 정말, 하울링 빌리지도 보면서 한숨을 내쉬었는데, 이 영화는 한숨+머리 짚기까지 하고 말았다. 왜 난 이걸 보고 있는 건지, 스토리 진행은 왜 이 모양인지, 호러인데 왜 하나도 안 무서운 건지, 감독은 왜 굳이 이걸 만든 건지, 일본 제작사에서는 왜 감독에게 돈을 주었는지, 수요가 있어서 공급이 있다는데 누가 이 영화의 수요층인지 등등등
다른 매체에서 괴담을 재미있게 접했었기에 영화를 기대했는데, 그 마음은 산산조각나고 말았다. 아니, 로또 1등도 안 시켜주실 거면, 이런 건 좀 기대에 부응하게 어떻게 손 좀 써주셔야 하는 거 아닌가여, 하느님? 네?
기본 설정은 좋았는데, 그걸 끌고 나가는 힘이 부족해 보였다. 네가 뭘 좋아할지 몰라서 다 넣어보는 건 아이돌 그룹을 만들 때나 효과가 있다. 드라마라면 또 모르겠다. 드라마 ‘주온 저주의 집 JU-ON: Origins, 2020’은 그럭저럭 괜찮게 보았으니까.
하지만 영화는 그러면 역효과가 난다고 본다. 시간은 시간대로 길고, 내용은 내용대로 중구난방 정신없고, 이러면 ‘여긴 어디? 난 누구?’ 이런 상태가 되지 않을까? 몇몇 설정을 걷어내고, 진행 속도를 좀 빠르게 했다면 괜찮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 지금 검색해 보니 시미즈 다카시 필모에 드라마가 없다. 어, 설마?
아2, 하울링 빌리지도 그렇고 이 영화도, 내가 강력히 우겨서 애인님과 같이 보았다. 두 편 다 보면서 ‘미안해, 우겨서’라는 말을 하고 말았다. 하지만 또 할 거 같다. 이 감독, 괴담 시리즈를 3개 만들었으니까.
'영화 > 동양 영화'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아메바 소녀들과 학교괴담 개교기념일 2024 (0) | 2025.03.08 |
---|---|
옥스헤드 빌리지 Ox-Head Village 牛首村, 2022 (0) | 2025.02.26 |
하울링 빌리지, 2020 (0) | 2025.02.18 |
사나 저주의 아이 Sana, 2023 (0) | 2025.02.11 |
망령의 웨딩드레스, 1981 (0) | 2024.12.3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