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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동양 영화

아메바 소녀들과 학교괴담 개교기념일 2024

by 왕님 2025. 3. 8.

영제 - Idiot Girls and School Ghost: School Anniversary, 2024

감독 - 김민하

출연 - 김도연, 은서, 정하담, 강신희

 

 

세강여고에는 한가지 괴담이 전해 내려온다. 개교기념일에 학교에서 귀신과 숨바꼭질을 해서 이기면, 그해 수능을 만점 받을 수 있다는 내용이다. 영화감독이 꿈인 지연은 우연히 선배들이 찍은 비디오테이프를 발견한다. 1998년 개교기념일에 귀신과 숨바꼭질한 내용이었는데, 그 비디오를 본 이후 지연에게 이상한 일이 벌어진다. 지연은 영상을 같이 본, 배우가 꿈인 은별’, 역시 촬영감독을 꿈꾸는 현정그리고 제2외국어로 일본어를 공부하다 일본 신이 들렸다는 민주와 함께 개교기념일에 귀신과 숨바꼭질을 하기로 하는데.

제목에 아메바 소녀라고 적혀 있어서, 왜 그런가 싶었는데 영화 초반에 나온다. 선생님이 성적이 안 좋은 아이들을 아메바라고 부르는데, 주인공 애들이 다 성적이 좋지 않다. 그래서 아메바 소녀라고 한 모양이다. 아, 그래서 영제가 Idiot Girls인가 보다.

지연은 전에 수능 만점을 받은 선배를 찾아가 귀신 숨바꼭질에 관해 물어보는데, 의외로 귀신이 규칙을 꼼꼼히 만들어 놓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단순히 괴담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성공한 애들은 비디오테이프를 남겨서 다음 해에 또 참가자를 위한 미끼를 만들어야 하고, 게임에서 지면 모두의 기억에서 지워지는 등 귀신에게 상당히 유리한 규칙이 많았다.

하지만 우리나라 수험생들의 대입에 대한 열망은, 귀신이나 괴담도 꺾을 수 없는 법. 그런 조건을 다 알면서도 아이들은 게임에 참여한다.

여기까지 보면, 영화가 대입이라는 제도에 대해 비난하는 진지한 영화일까 싶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 특히 민주의 등장 이후 영화는 이게 뭔가 싶을 정도로 황당해진다. 어떻게 학생이 학교에 신당과 비슷한 것을 차릴 수 있는지부터 시작해서, 일본어와 한국어를 적절히 섞어서 흔히 말하는 한본어라는 것을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데, 진짜 웃겼다. 거기다 은별은 걸핏하면 학교에서 브이로그를 찍는데, 아무도 말리지 않는다. 그녀의 브이로그 영상 뒤에 귀신이 포즈를 취하는 것은 덤. 거기다 후반 숨바꼭질 장면은 웃음을 참을 수 없었다. 귀신이 나오는데 하나도 안 무섭고 이렇게 웃긴 영화는 오랜만이다. 중간중간 대사도 기발하고 말이다.

주인공 네 명 중에 두 명, 지연과 은별은 아이돌이고, 현정은 신인이다. 그런데 셋이 나올 때는 어색하다는 생각이 별로 들지 않았다. 어차피 셋의 연기력이 비슷비슷해서. 하지만 민주가 등장하면서 뭔가 다르다는 느낌이 확 온다. 왜 이 배우가 이 연기를 했는지 알 것 같았다.

여고, 저주를 부르는 비디오테이프, 무슨 일이 일어날 때마다 들리는 멜로디, 끝없는 계단, 그리고 인형을 이용한 귀신 숨바꼭질. 어디선가 본 소재를 가지고 특이한 캐릭터를 활용해 기발한 영화를 만들어냈다. 마지막 장면까지 큰 웃음을 주는 영화였다. 그래 수능 만점, 대입, 중요하지. 종교 대화합도 중요하고.

올해 2편이 나온다는데, 흐음. 이 학교 이렇게 괴담도 많고 기이한 일이 일어나는데 폐교 안 되게 용하다.

 

 

한본어 한국어와 일본어를 섞어서 말하는 것으로, 이 작품에서는 저게 난데스까?’라든지 언니들은 3학년 센빠이같은 식으로 민주가 말한다. 물론 일본어로만 할 때도 있고, 한국어로 대사를 할 때도 있다. 하지만 대부분 저런 식으로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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