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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동양 영화

계시록, 2025

by 왕님 2025. 3. 26.

영제 - Revelations, 2025

감독 - 연상호

출연 - 류준열, 신현빈, 신민재

원작 연상호, 최규석의 웹툰 계시록

 

 

작은 개척 교회의 목사인 민찬은 한 남자와 맞닥뜨린다. 그는 전자발찌를 차고 있었고, 꽤나 얼굴이 험상궂었다. 어느 비 오는 날, 아들이 사라졌다는 전화를 받은 그는, 전에 만난 남자 양래를 의심한다. 산으로 향하는 양래를 미행하던 민찬은 아들을 내놓으라며 그를 추궁한다. 몸싸움을 하던 와중, 민찬은 양래를 절벽 아래로 밀어버리게 된다. 그 순간 천둥번개가 치면서, 민찬의 눈에는 신의 형상이 보인다. 그는 자신이 계시받았다고 생각한다.

그날, 민찬의 교회를 다니던 한 여중생이 사라지고, 범인으로 양래가 지목된다. 경찰은 그를 찾기 위해 대규모 수색을 벌인다.

그 마을 경찰에 새로 부임한 형사 연희, 죽은 동생의 환영을 본다. 양래의 감금ㆍ고문 피해자였던 그녀의 동생은, 자살했다. 연희의 환각에서 동생은 언니가 자신을 구해주지 않았다고 원망한다. 죄책감에 시달리던 그녀는, 민찬의 행동이 어딘지 어색하다는 걸 알아차린다.

영화는 거의 두 시간에 가까웠다. 공식 기록은 122분이지만, 넷플릭스답게 엔딩 크래딧이 꽤 길다.

애인님과 가끔, 넷플릭스에 평생 고용된 사람이 몇 명 보인다는 농담을 하곤 한다. 그 정도로 거의 매년 작품을 내놓는 것 같은 사람이 있는데, 그중 한 명이 연상호 감독이다. 다른 한 명은 배우 밀리 바비 브라운이고.

영화는 양래를 죽이는 것이 신의 계시라고 믿는 목사와 양래를 찾아 사라진 소녀를 구하려는 형사의 대립 구도로 진행된다, 그 와중에 목사의 부인이 불륜 중이라거나, 개척 교회가 있는 지역에 대형 교회가 들어올 것이라는 것, 그리고 형사가 동생의 죽음에 심각한 죄책감을 느끼는 등등은 둘의 불안정한 심리와 상황을 보여준다. 또한, 그 때문에 앞으로 일이 더 고달파질 거라는 암시를 주고 있다.

미리 말하지만, 내 한계는 한 시간 정도이다. 매번 언급하지만, 미드에 길든 몸이라 한 시간을 넘어서면 집중력이 확 떨어진다. 그래서 이 영화도, 중반이 지나면서 조금 집중하기 힘들었다. 하지만 그래도 이 말을 하고 싶다. 그건 영화의 문제라기보다는 내 문제였다고.

비록 중후반에 영화는 전반부의 힘을 잃었지만, 아무 못 볼 정도는 아니었다. 영화 전반적으로 퍼져있는 불안함과 불안정함은 영화를 보는 내내 긴장하게 했다. 그리고 목사 역을 맡은 배우가 점차 변하는 과정, 그러니까 처음에는 선한 인상의 목회자였다면 신의 계시를 받은 이후, 진짜 신의 계시인지 자신의 범죄를 숨기기 위해서인지 모르겠지만, 미쳐가는 모습의 변화가 꽤 잘 어울렸다.

하지만 오해는 노노. 못 볼 정도는 아니었다고 했지, 꼭 보라는 얘기는 아니다.

영화에는 아쉬운 점도 있다. , 맞다. 이하 스포 많이 나올 수 있음. 경고!

우선 스토리에 이건 뭘까?’라는 의문이 드는 장면과 차라리 이런 방향이었다면?’하는 아쉬움이 느껴지는 부분이 드문드문 보였다.

우선 목사 부인, 사모라고 하나? 불륜을 저지르는 사모가 의외로 쉽게 회개 비슷하게 하는 장면이 좀 이상했다. 그러면 원래 죄책감이 있었나? 그렇게 보이지는 않았은데? 그러면 남편의 신성력이 최대치를 찍어서 그냥 말 몇 마디로 감화가 되었나? 그것도 아닌데? 그럼, ? ?

그리고 범인의 트리거를 찾아내는 부분 역시 어색했다. 범인이 수십 년간 가정 폭력을 겪은 사람인데, , 범인에게 서사를 주는 거 싫은데 이 부분은 어쩔 수 없다. 하여간 그래서 그의 상담 기록을 보면 외눈박이 괴물 얘기가 나온다. 아니, 왜 몰랐지? 딱 보면 알겠더구먼! , 마음이 급해서 미처 떠올리지 못했다고 봐야 할까? 그럼 그를 상담하고 그의 심리를 연구한 박사님은 왜? , 현장엘 가보지 않아서.

, 리뷰가 너무 늘어진다. 이하 패스.

영화는 과연 목사인 민찬이 본 것이 무엇이었는지 확실히 밝혀주지는 않는다. 진짜로 범죄자를 죽이라는 계시였는지, 대충 점 세 개만 있으면 사람으로 보는 인간의 습성 때문인지, 그건 시청자의 판단에 맡기는 모양이다. 그가 구치소에서 벽에 있는 얼굴, 물론 그에게는 신의 형상으로 보이지만, 그 얼룩의 모양은 점차 변한다. 신의 형상에서 악마의 얼굴로. 과연 그는 무엇을 보았던 걸까?

뭐 눈에는 뭐만 보인다고 하는데, 과연 그는 무엇이 된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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