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제 - The Binding Il legame, 2020
감독 - 도메니코 엠마누엘레 데 페우디스
출연 - 미아 마에스트로, 리카르도 스카마르시오, 줄리아 파트리냐니, 페데리카 로셀리니
‘엠마’는 어린 딸 ‘소피아’와 함께, 남자 친구인 ‘프란체스코’의 고향을 방문한다. 그와 결혼하기 전, 가족을 소개받기 위함이다. 그의 친인척들은 엠마와 소피아를 환영한다. 어느 날, 소피아가 큰 거미에게 물리는 사고가 일어난다. 응급처치 후, 엠마는 프란체스코의 가족들이 소피아에게 이상한 물약을 먹이려는 걸 발견한다. 프란체스코는 별거 아닌 민간요법이라 말하지만, 엠마는 불안하기만 하다. 이후, 소피아는 이상 증세를 보이기 시작하는데……….
왜 그런지 모르겠지만, 이 영화를 처음 볼 때 컨디션 문제인지 아니면 다른 이유인지 모르지만, 깜박 졸았다. 그리고 리뷰를 쓰기 위해 다시 봤는데, 그때도 또 졸았다. 이래선 안 된다는 생각에 푹 자고, 커피도 마시고 세 번째 시도했는데 또 졸았다. 아마 이 영화를 볼 때 내 몸이 별로 안 좋았나 보다. 아무리 지루한 영화를 봤다고 하지만, 그렇게 매번 졸 수는 없는 법이다. 아니면 영화에 수면제가 발라져 있을 리가 없고…. 아! 설마 컷과 컷 사이에 졸라는 명령이 삽입된 거였을까? 나도 모르는 사이에, 실험체가 된 거였다. 그렇지 않고서야 볼 때마다 졸았을 리가……. 아니다. 그냥 내가 피곤했고, 영화의 지루함이 합쳐지면서 시너지 효과가 나왔던 것뿐이다.
위에서 이미 말했지만, 이 영화 집중하기가 어려웠다. 기본 설정만 보면, 꽤 흥미 있는 내용인데 말이다. 어린아이, 빙의, 오래된 저택, 비밀이 있는 것 같은 가족, 그리고 한을 품은 여인까지, 벌써 머릿속에서는 이미 막장 드라마나 호러 영화 서너 편이 만들어졌다. 아쉽게도 이 영화는 이런 좋은 재료에 비교해 그저 그런 재미를 줄 뿐이었다.
특히 여인이 원한을 품은 과정을 살펴보면, 이건 사건을 만들기 위해 억지로 끼워 넣은 설정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스포일러가 될 거 같은데, 음……. 그래, 스포일러를 해야겠다.
** 스포일러 주의!!
연인의 임신이 부담스러웠던 남자는 낙태를 하기 위해, 집안에 전해 내려오는 주문을 외운다. 왜? 몰래 애를 없애고 싶었다면, 굳이 번거롭게 익숙하지 않고 위험도가 높은 주문을 외우는 것보다, 그냥 약을 먹이는 게 쉽지 않나? 게다가 그 남자의 부모가 하는 말도 가관이다. 너무 어려서 그랬다니……. 모르는 사람이 들으면, 성인인 여자가 미성년인 남자를 꼬여서 관계를 맺은 줄 알겠다. 하여간 그 주문을 외운 것이 잘못되어, 여자는 남자와 그 가족에게 복수하고자 소피아에게 빙의한 것이다. 아놔 진짜, 왜 하필 소피아람? 복수하려면 그 남자의 가족에게 빙의해야지, 왜? 소피아가 어리고 제일 만만했다 이건가? 막말로 소피아는 그 가족과는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은 남남인데! 그리고 남자와 그 가족은 주문이 잘못되었을 경우 어떤 일이 벌어질지 다 알고 있었던 것 같다. 아니, 그러면 자기 잘못을 알고 구석에서 찌그러져 평생 속죄하면서 독신으로 살아야지, 왜 멀쩡한 남의 딸을 데리고 와서 이 난리를 피웠는지 모르겠다. 무책임한 남자와 그 가족 때문에, 죄 없는 모녀만 고생한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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