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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서양 영화

보이 비하인드 도어 The Boy Behind the Door, 2021

by 왕님 2025. 1. 25.

원제 - The Boy Behind the Door, 2021

감독 - 데이비드 차보니어, 저스틴 파웰

출연 - 로니 채비스, 에즈라 듀이, 크리스틴 바우어, 스콧 마이클 포스터

 

 

학교가 끝나고 캐치볼을 하던 바비케빈’. 둘은 빨리 자라서 볕이 따뜻한 캘리포니아로 같이 가기로 약속한다. 그러던 중, 누군가의 공격을 받고 둘은 납치된다. 정신을 차린 바비는, 자신이 차 트렁크 안에 혼자 있다는 사실을 알아차린다. 겨우 빠져나오니, 어느 외진 곳에 있는 집의 창고였다. 서둘러 도망치려던 바비는, 집 안에서 들리는 케빈의 외침을 듣게 된다. 친구를 구하기 위해 다시 그 집으로 들어간 바비는, 족쇄를 찬 채 방에 갇힌 케빈을 발견한다. 그를 풀어줄 방법을 찾던 바비는, 피 묻은 어린아이 옷을 발견한다. 그리고 어떤 사람이 누군가에게 돈을 주고 케빈이 갇힌 방으로 들어가는 걸 보게 되는데…….

 

열 두어 살 정도밖에 되지 않은 두 소년이 주인공인 영화다. 하지만 그렇다고 아동용 작품은 아니다. 이 영화, 주인공은 십 대 꼬꼬마들이지만 청소년관람 불가 작품이다. 그만큼 아이들이 겪는 일이 상당한 수위라는 걸 알 수 있다. 물론 직접적으로 아이들을 고문한다거나 괴롭히는 일은 화면에 드러나지 않는다. 하지만 여백의 미에서 느껴지는, 아는 만큼 상상할 수 있는 그런 것들이 있지 않은가? 피 묻은 옷은 누구의 것인가? 성인 남자가 돈을 주고 어린 소년이 갇힌 방에서 무엇을 하겠는가? 케빈은 무슨 일을 겪었기에, 바비도 못 알아볼 정도로 공황상태에 빠진 건가? 그리고 범인과 사투를 벌이면서, 아이들은 의도적이건 우연이건 사람을 죽였다. 그 나잇대 아이들이라면 결코 경험할 수 없는, 아니 절대로 경험해서는 안 되는 일들을 겪은 것이다. 두 아역 배우의 멘탈은 괜찮은지 걱정이 될 정도였다.

 

그런데 영화는 뭐랄까, 긴장감이 느껴지는 듯하면서 조용했다. 이건 아마 등장인물들 다 대사가 별로 없고, 들키지 않아야 했기에 조용히 움직여야 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초중반까지 두 아이의 대사는 살려주세요내지는 저리 가!’가 대부분이었고, 납치범 역시 그리 대사가 많지 않았다. 그리고 화면이 좀 많이 어두웠다. 사건이 벌어지는 시간대가 오후부터 늦은 밤까지라고 어두컴컴한 건 당연하겠다 싶지만, 왜 전등을 안 켜는 거지? 원래 미국은 희미한 등만 쓰는 건가?

 

으음, 영화의 긴장감을 높이기 위해서 아이들이 겪는 상황을 끔찍하게 만드는 건 마음에 들지 않는다. 성인이 주인공이었다면 달랐겠지만, 아이들에게 더 이상의 고난을 주는 건 반대다. 영화에서 보이는 여러 사건은 아이들이 경험하기엔 너무 끔찍했다. 그렇다고 납치범 이야기의 비중을 늘리는 것도 좋아하지 않는다. 언젠가도 말했지만, 범죄자의 감성적인 사연팔이에는 관심이 없다. 그걸 굳이 들어주고 안타까워하거나 슬퍼할 이유도 없다. 그렇게 따져보면, 영화는 그냥 적절히 보여줘야 할 부분만 보여준 것 같다. 물론 그 때문에 영화는 상당히 느릿한 전개가 되었지만 말이다.

 

그리고 거의 매번 그러지만, 미국 범죄 영화에서 경찰이 주인공이 아닌 이상, 경찰이 등장해서 사건이 해결되는 경우는 그리 많지 않다. 특히 혼자 온 경찰은, 어휴……. , 영화 중반이고 그가 남긴 뭔가가 후반에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하니까, 그러려니 하겠지만 아쉬운 건 어쩔 수 없다. 중반에 경찰이 여럿 등장해서 사건을 해결하면, 이야기의 흐름이 이상해지니까. 후반에 막판 반전을 숨긴 영화라면 그래도 되겠지만, 이 영화는 그런 분위기는 아니었다. 어떻게든 아이들이 집에서 탈출해 안전한 장소로 가는 것이 목적이니 말이다.

 

같이 살아 돌아가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두 아이의 용기와 서로를 위하는 마음이 돋보이는 영화였다.

 

하지만 영어 원제목 발음을 그대로 적은 한국 제목은 마음에 들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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