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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동양 영화

CTRL, 2024

by 왕님 2024. 10. 18.

원제 - CTRL, 2024

감독 - 비크라마디티야 모트와네

출연 - 아나냐 판데이, 비한 사마트, 데비카 바차

 

 

넬라SNS에서 유명한 커플이다. 하지만 우연히 조가 다른 여자와 키스하는 것을 본 넬라는 그에게 결별을 선언하고, 그와의 흔적을 다 지우기로 한다. 넬라는 CTRL AI 앱에 접속해, 온라인에 있는 조의 사진을 지우라 명령한다. 그리고 CTRL의 인공지능 엘런의 도움으로 다시금 화려한 인플루언서 생활로 돌아간다. 어느 날, 조가 살해되었다는 뉴스가 나온다. 문제는 그가 넬라와 만나기로 한 장소에서 살해당한 것인데, 넬라는 그의 연락을 받은 적이 없다는 것이다.

인도 영화이다. 하지만 마살라 영화처럼 춤과 노래, 화려한 군무가 나오지는 않는다. 흔히 인도 영화라고 하면 떠오르는 그런 작품을 상상하면 조금 실망할 수도 있다. , 노래와 춤이 나오긴 하는데 넬라가 홀로서기에 성공하는 과정을 보여줄 때, 배경으로 등장한다.

영화를 보면, SNS는 인생 낭비라는 누군가의 말이 떠오른다. 그리고 사람들이 익명이라는 방패 뒤에서 쉽게 생각하고, 쉽게 말을 내뱉고, 쉽게 남을 판단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마지막으로 대기업은 믿을 것이 못 된다는 것도…….

넬라와 조가 유명한 SNS 스타이기에, 그들이 헤어지는 과정을 생중계로 보면서 사람들은 누가 잘못했다느니 누가 불쌍하다는 말을 한다. 그리고 욕하고 비웃으며 마치 영화 관람평을 하듯이 한 인간을 평가한다.

우리나라도 그렇다. 연예인이나 SNS 스타의 사생활에 관심을 기울이고, 그들의 일거수일투족을 뒤쫓고, 뭔가 하나라도 건지면 그때부터 인스타나 X나 유튜브에 불이 붙는다. 그리고 평가질이 시작된다. 한 길 사람 속은 모르는 법인데, 온라인 궁예들이 숟가락을 얹으려고 여기저기서 마구 튀어나온다. 무슨 바퀴벌레도 아니고, 먹이가 하나 떨어지니까 난리가 났다. 연인 사이, 부부 사이, 가족 사이 일은 당사자만 아는 것인데, 그들이 올린 사진 하나, 문장 하나에 온갖 의미를 부여하고 해석한다. 아주 그냥 온라인 미아리 점집 광장이 따로 없다.

초반에는 넬라의 홀로서기를 집중적으로 보여준다. 그리고 중반으로 들어가면서, 영화의 분위기가 바뀐다. SNS 스타 얘기에서 기업이, 또는 개인이 온라인을 독점하면 어떤 일이 생길 수 있는지 보여준다. 거기다 곁들여서 현대 과학기술이 어디까지 할 수 있는지 알려준다.

영화는 그렇게 분위기가 극과 극이 된다. , 달라지지 않는 건 있다. 무작정 욕하고 보는 온라인 궁예들이다. 하지만 이건 뭐랄까, 대기업이 작정하고 사람을 매장하려는 것을 개인이 어떻게 할 수 없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비밀을 알고 있는 사람들은 거의 넬라에게 포기하라고 말하고, 도망쳤으니까.

미리 말하지만, 결말이 해피엔딩은 아니다. 내 기준으로는 그렇다. 현실적이라고 해야 할까? 그렇다고 하기엔 흐음. 달걀로 바위를 치는 건 불가능하다고 말하는 것 같았다. 요즘 달걀값이 비싸니까, 그런 쓸데없는 짓 하지 말라는 거라고 봐야 하냐? 아니면 너희들이 아무리 그래 봤자 세상은 변하지 않으니까 너희 개, 돼지, 피지배계층은 고개 처박고 땅만 보고 살라는 걸까? 그런 식으로 보면, 이 영화는 그냥 가만히 있으라고 말하는 것 같다. 궁금해하지 말고, 물어보려 하지 말고, 남들에게 얘기하려 하지 말고, 생각하지 말고, 둘러보지 말고, 딱 그냥 그 자리에서 순응하라는 것 같다. 아니겠지?

이 영화의 결말 부분에 !’하고 놀랐었는데, 실제로 그런 일이 벌어졌다는 기사를 읽었다. 영화계가 상상력이 부족한 것인가 아니면 현실이 더 후덜덜한 걸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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