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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동양 영화

바리데기, 2024

by 왕님 2024. 10. 9.

영제 - BARIDEGI: The abandoned girl, 2024

감독 - 이세원

출연 - 공정환, 지대한, 황설아, 바울

 

 

25년 전, 수연은 엄마가 납치되는 현장을 목격한다. 몸을 숨긴 덕분에 납치범의 손에서는 벗어났지만, 보육원에서 자라야 했다. 어른이 된 그녀는 사람들이 죽어 나가는 장면을 목격하는, 기이한 악몽에 시달린다. 이후, 그녀의 주위에는 정체를 알 수 없는 존재가 따라다니는데.

 

차병학은 장기매매와 같은 불법적인 일로 돈을 모은 자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그의 가족이 하나둘씩 죽어 나간다. 그에게 접근한 한 무당은 이 모든 것이 그가 저지른 죄 때문이라며, 산 제물을 바치는 굿을 하자고 제안한다. 결국 그는 무당의 권유를 받아들이는데…….

 

바리데기 설화는 비록 자신을 버린 부모이지만, 그를 위한 영약을 구하기 위해 길을 떠난 막내 공주 이야기다. 아버지의 약을 구하라는 퀘스트를 성공한 그녀는 신이 되었다고 한다.

 

그런데 그게 이 영화를 끝까지 보고 나서, 설화와 영화가 무슨 관련이 있냐는 생각이 들었다. 영화에서는 약을 찾아 떠나는 딸내미가 아닌, 죽은 가족의 복수를 하려는 아버지만 등장한다.

 

영화 초반에 자막으로, 바리데기가 무당의 시초였다고 나오는데, 이 작품의 주인공은 무당이었고 굿하는 장면이 꽤 많이 나오기는 한다. 그거 때문이라고 하기엔 음……. 난 잘 모르는 제작진의 깊은 뜻이 있을 것이다. 내가 몰라보는 거겠지.

 

영화는 무당도 나오고, 귀신들린 사람도 나오고, 열혈 성당 신부도 나온다. 그렇다고 종교 화합, 이런 건 안 나온다. 그냥 수연이 성당 관련 보육원에서 자랐고, 신부가 된 성당 오빠를 마음에 두고 있는 것처럼 나온다. 성당 오빠도 마음이 없는 건 아닌 거로 보이는데, 그는 이미 사제의 길을 걷고 있다. 그 원인은 영화에서 확인하자.

 

내가 생각한 이 작품의 큰 특징은 고전적이라는 것이다. 이십오 년 후, 십여 년 전 같은 시간 표기를 한글 궁서체로 진지하게 보여준다. 영화가 지루해도 졸지 말고 잘 보라는 뜻이리라. 그리고 과거는 흑백 또는 갈색 비슷한 톤으로 보여준다. , 진짜 옛날 영화 보는 줄 알았다. 하지만 이 영화는 2024, 올해 나온 작품이라는 것!

 

그뿐인가? CG는 지금이 2024년이라는 사실을 깜빡 잊을 정도로 고전적이다. 십여 년 전에 방영했던 드라마에서나 볼 법한 완성도였다. , 24년에 이런 수준의 CG를 볼 줄은 생각도 못 했다. 복고풍을 좋아하는 제작진일까?

 

거기다 호러에 살짝, 35% 정도의 신파가 가미된 것도 예전 한국영화에서 종종 쓰던 스토리텔링 기법이고, 거의 끝나갈 때 툭 튀어나와서 사실은 어쩌고저쩌고하는 것도 예전에 많이 봤던 흐름이다.

 

초반에는 뭔가 귀신 같은 걸 끼얹은 것 같았는데, 중후반으로 갈수록 지루함과 심심함 그리고 눈물 콧물 쇼를 왕창 부어버렸다. 120% 정도? 그게 그렇게 질질 끌면서 보여줘야 하는 씬이었던 거야? 처연한 표정 비슷한 얼굴로 절규와 함께 눈물에 침과 콧물이 줄줄 흐르는데, ‘슬프다, 애달프다라는 감정보다는 드러워, 언제 끝나?’라는 생각만 들 뿐이었다.

 

후반부를 조금 더 긴장감과 속도감 있게 진행했으면, 이 정도로 처참하다는 느낌은 주지 않았을 것이다. 이건 각본의 문제일까 아니면 편집의 문제일까?

 

영화에 등장하는 붉은 옷의 여인과 수연을 구별하지 못했다. 한 사람이 12역을 하는 줄 알았다. 하지만 아니었다. 나이를 먹어가면서 사람 얼굴을 잘 구별 못 한다고 하는데, 내가 벌써 그런 나이인가보다. 하아, 내 나이가 어때서.

 

, 빼먹을 뻔했다. 고전적, 클래식한, 올드한, 시대에 뒤떨어진, 그런데 이 리뷰에서 적은 고전적은 어떤 의미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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