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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동양 영화

핸섬 가이즈, 2024

by 왕님 2024. 8. 28.

 

영제 - Handsome Guys, 2024

감독 - 남동협

출연 - 이성민, 이희준, 공승연, 박지환

원작 - Tucker & Dale vs Evil, 2010

 

 

 

 

골프 유망주 성빈과 친구들이 여행을 갔다가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하여 생존자들의 증언을 토대로 수사 중이라는 뉴스가 나온다. 그리고 시간은 6666분 전, 그러니까 약 4일 전으로 돌아간다. 성빈과 그 친구들은 성빈의 별장으로 가던 중, 흑염소 한 마리를 치게 된다. 깔깔거리며 인증샷을 찍은 뒤 그들은 그냥 가던 길을 가고, 그 뒤를 이어 재필과 상구가 도착한다. 죽은 흑염소를 차로 옮기던 둘을, 때마침 지나가던 경찰에 눈에 띈다. 소장은 둘의 외모가 험상궂다는 이유로, 둘을 주의할 인물로 생각한다. 한편 계약할 집에 도착한 재필과 성구는, 홈페이지에 있는 사진과 너무 다른 외형에 놀라지만 그냥 계약하고 알아서 고쳐 살기로 한다. 그런데 성빈의 일행 중, 미나라는 여자애가 혼자 호숫가에 왔다가 빠지는 사고가 생긴다. 마친 근처에서 낚시하던 재필과 성수가 구해주는데, 여기서 크나큰 오해가 발생한다. 미나는 두 남자가 자기를 어떻게 해보려고 하는 건가 오해하여 발차기하고, 그러다 넘어져 기절한 그녀를 업고 가는 걸 다른 친구들은 납치한다고 생각한 것이다. 이후, 친구들은 미나를 구하기 위해, 성빈은 자신의 폰을 찾기 위해 두 남자의 집으로 향하는데…….

 

이 영화의 소개를 보면, ‘공포, 블랙 코미디, 스릴러, 오컬트라는 단어가 나온다. 위의 요약을 보면, ‘저기서 무슨 오컬트?’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저건 앞부분 30분 정도의 분량이고, 그 와중에도 슬쩍슬쩍 건드리는 부분이 많아서 50%는 쳐낸 요약이다. 성빈이 왜 미나보다 자신의 폰을 중요시하는지, 별장에서는 과거 어떤 일이 있었는지, 그리고 부동산 중개업자는 재필과 성구에게 어떤 사기를 쳤는지, 성빈과 친구들의 인성은 어떠한지 등등 빠짐없이 적으려면 아마 3~4페이지는 넘어갈 것 같다.

 

, 한 줄로 줄이면 예수 천국 불신 지옥이라고나 할까?

 

외모 때문에 사람들에게서 오해를 사고 배척당하지만, 진심을 알아주는 사람들이 하나둘씩 늘어나는 내용은 일본 만화 엔젤 전설 エンジェル伝説, 1992’이 떠올랐다. 남들과 다른 독특한 외모 때문에 일진으로 오해받는 만화의 주인공처럼, 이 영화의 두 남자도 외모 때문에 범죄자 내지는 깡패라고 오해받는다. 영화에 등장하는 다른 인물에 비하면 순수하고 착한 사람들이지만, 심지어 신부님에게서조차 악귀로 오해받기까지 한다, 안타깝게도.

 

그런데, , 주연을 맡은 두 배우 이성민과 이희준이 아무리 꼬질꼬질하고, 입에 욕을 달고, 심지어 멍청하게 행동해도, 그렇게 못생겼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잘 씻기고 잘 입히면 다른 사람들보다 더 괜찮게 생겼을 거 같은데 왜? 원작 ‘Tucker & Dale vs Evil, 2010’의 배우는, 내가 잘 모르는 사람이라 , 진짜 배우 잘 골랐다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이 영화는 음……. 그래서 극 중에서 두 남자에게 못생겼다고 누군가 말할 때마다 ? 그 정도는 아닌데?’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 부분에서 아주 잠깐 집중이 깨졌다.

 

영화 초반에 두 남자의 직업이 목수이고, 집을 수리할 예정이라 이런저런 기구들이 나오는데, 그걸 볼 때마다 이걸로 누군가 죽겠구나라는 게 느껴졌다. 기둥이 부실하면 누군가는 거기에 맞을 거고, 분쇄기가 나오면- 이건 원작에서도 가장 기억에 남는 살인 도구였다 누군가 여기에 이하 생략. 하여간 아는 맛이기에 익숙함을 느끼고 소화가 잘 되는 것처럼, 어디선가 본 트릭들이기에 어떤 장면이 나올지 기대하고 거기에 맞아떨어지면 그렇지, 이걸 예상하다니 나님 천재인 듯을 외치고, 예상을 넘어가면 오오!’하고 감탄했다.

 

코미디 영화라고 생각하고 별 관심을 안 가졌었는데, 원작이 외국 스플래터 영화라는 소식에 놀란 기억이 있다. ‘그걸 우리나라에서? 리메이크? ?’ 물론 원작은 청소년 관람불가이지만, 이 작품은 15세 이상 관람가라 많이 순화되긴 했다. 새로운 요소를 가미해서 다른 재미를 주기도 했고.

 

원작의 이블은 인간의 사악함을 나타냈지만, 이 영화를 글자 그대로 이블을 보여줬다. 분장이 좀 허접하다는 느낌이었지만, 그 부분만 CG가 멋지면 너무 튀어서 조화를 해치지 않았을까하는 생각도 들었다. 이게 내가 이 영화를 재미있게 봐서 이렇게 좋게 좋게 넘어가는 거다. 드럽게 재미없었으면, 하나라도 특출난 게 있어야 기억에 남지 않았겠냐고 중얼거리고 있었을 거다, 분명히.

 

보면서 다른 작품들이 중간중간 떠오르기도 했다. 특히 후반부는 보자마자 쿵푸 허슬 Kung Fu Hustle, 功夫 2005’이 떠오르기도 했다. 아니, 그런 장면의 시초는 서유기 西遊記라고 해야 하나? 하여간 원작이 생각나면서 동시에 원작이 생각나지 않는 그런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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