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 정용
전에 리뷰를 쓴 ‘천재, 세상을 읽다’를 쓴 작가의 작품이다. 네이버시리즈에서 2022년 12월부터 연재를 시작해서 2023년 7월에 200화로 완결났다. 이후 웹툰으로도 만들어졌다고 한다.
신혁은 9살 때, 자동차 사고를 당한다. 백색 공간에서 눈을 뜬 그는 심리학자, 뇌 과학자, 법의학자 등등에게서 여러 가지 지식을 배우며 몇 년이란 시간을 보낸다. 하지만 그건 신혁이 1년 동안 코마 상태로 있으면서 정신적으로 겪은 일일 뿐이었다. 이후 시간이 흘러, 신혁은 프로파일러가 된다. 사람들은 처음에는 그의 외모 때문에 연예인이라 오해하지만, 나중에는 논리적으로 범인을 추론해 내는 그의 뛰어난 능력에 놀란다. 이후, 그는 물 만난 고기처럼 여러 사건을 해결해 가는데….
작가의 다른 작품인 ‘천재, 세상을 읽다’의 주인공은 어린 시절 유괴되어 거의 감금되다시피 한 상태에서 여러 가지 책을 읽으면서 능력을 길렀다. 흐음, 능력을 개발하려면, 유아 또는 어린이 시절에 고난을 겪어야 하는 건가? 하여간 이 작품의 주인공은 코마 상태에서 기이한 일을 겪으면서 능력이 발달한다. 범인의 관점에서, 아니 범인이 되어 사건을 재구성하고 복원하고 정체를 알아내는 것이다. 그러니까 사건 현장을 둘러보고 신혁이 범인을 추정하면, 같은 팀 형사들이 그렇게 생긴 사람을 찾아다니는 흐름이다.
문제는 이 작품에서 묘사하는 범죄 현장이 상당히 잔혹하다는 점이다. 사체를 가지고 나름 예술을 하고 싶어 하는 놈들이 왜 그리 많은지…. 그런 짓을 저지르는 인간의 정신 상태가 정상일 리가 없었다. 얘가 나중에 악에 잡아먹혀서 흑화되는 게 아닌가 하는 불안함마저 들기도 했다.
물론 소설은 소설일 뿐 현실은 아니다. 하지만 영화나 소설, 애니나 만화 같은 작품을 접할 때, 주인공에 감정 이입 내지는 자기 자신을 이입해서 보는 게 기본 아닌가? 당연히 내가 정을 준 주인공이 흑화하는 건 보고 싶지 않다. 왜냐하면 나도 영향을 받는… 음, 이건 오버인가?
다행히 그런 신혁을 잡아주는 존재가 있었으니, 어머니와 여동생이다. 어릴 때 부모가 이혼하는 바람에 서로 그리워만 하던 가족. 신혁은 어머니와 여동생 앞에 자랑스러운 아들이자 오빠가 되기 위해서, 성공하고 찾아가겠다며 먼발치에서만 바라보곤 했다. 그래서 그는 오는 사건 막지 않고, 다 해결해 내고, 존잘 프로파일러로 유명세도 얻는다. 그렇게 만난 가족이 있어서, 신혁은 흑화하지 않고 사건 해결을 위해서만 범인에 자신을 이입한다. 다행이다.
에피소드가 뒤로 갈수록 사건은 더 잔인해진다. 잠깐, 이거 웹툰으로 만들어졌다는데 설마?
아쉬운 점은 결말이 열린 결말이라고 해야 할까? 다른 사건이 또 이어질 거 같은데 그냥 끝나버린다. 하긴 경찰이니 은퇴할 때까지 사건 수사를 해야 하고, 은퇴 후에는 책을 내거나 제자를 양성하거나 등등 그러겠지. 그런 장면까지 다 보여주지 않으려면, 적당한 선에서 끝내야 하긴 할 것이다. 하지만 이건 2부가 나와야 할 거 같은 결말이었다. 최종 흑막일 거 같은 인물과 ‘우리 페어플레이합시다’라는 뉘앙스로 대화를 나누고, 아, 이거 스포일러인가? 어떻게 보면 적당한 것 같기도 하지만, 흑막과는 마무리하고 끝냈어야 하는 게 아닐까? 아니 왜? 한참 재미있게 읽다가 조금 맥이 빠진 기분이다.
음, 예전에 읽은 작품이 하나 있다. 그런데 마무리가 영 이상해서 리뷰를 안 쓰고 있었는데, 웹툰화가 되면서 재연재를 시작했다. 놀랍게도 결말 부분을 수정해서 다시 이야기를 이어가고 있다. 이 작품도 그런 식으로라도 결말을 확실히 보여주면 좋겠다. 이건 내가 열린 결말을 안 좋아해서 그런 생각일지도 모르겠다. 열린 결말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더없이 만족스러운 마무리일 수도 있겠지.
‘작가는 2부를 내시오!’라고 외쳐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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