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제 - Texas Chainsaw Massacre, 2022
감독 - 데이빗 블루 가르시아
출연 - 세라 야킨, 엘시 피셔, 마크 번햄
1973년에 있었던 사건 이후, 마을은 황폐해졌다. 그로부터 50여 년이 흘러, 젊은 인플루언서들이 사업을 하기 위해 마을을 찾아온다. ‘멜로디’와 동생 ‘라일라’, ‘단테’와 약혼녀 ‘루스’는 버스를 동원해 고객을 끌어들이고, 경매를 시행하기로 한다. 그런데 그들이 들어간 보육원 건물에 한 노파가 살고 있었고, 강제 퇴거 명령을 시행하는 가운데 노파가 쓰러진다. 노파와 보호자라는 거구의 사내, 경찰, 그리고 루스는 황급히 병원으로 향했다. 하지만 가던 도중 노파가 숨을 거두고, 거구의 사내는 분노에 차 경찰을 공격한다. 그는 경찰의 얼굴 가죽을 벗겨 자신의 얼굴에 뒤집어쓰고는, 마을로 돌아온다. 한편 73년도의 유일한 생존자인 ‘샐리’는 그동안 잡히지 않은 레더페이스에게 복수하기 위해 텍사스 레인저로 활동하고 있었는데…….
1973년에 1편이 만들어져, ‘집 떠나면 개고생, 모르는 동네에서 나대지 말고 남의 집 함부로 들어가지 말자’라는 교훈을 준 시리즈의 최신작이다. 물론 대부분의 호러영화 시리즈물이 그러하듯이 1편만이 명작의 반열에 들어가고, 뒤로 갈수록 엉망이 되어가는 슬픈 과거를 갖고 있다. 이 작품을 포함해서 총 아홉 편의 이야기가 만들어졌는데, 기억나는 건 1편과 이번 편뿐이다. 미리 얘기하자면 이번 편이 잘 만들어서 기억에 남는 게 아니라 바로 어제 봐서…….
영화는 전편보다 훨씬 더 잔혹한 장면이 많았다. 구급차에서 거구의 사내가 경찰을 죽이는 장면이나 버스 안에서의 학살 장면 등등. 새로운 레더페이스는 빠르고 정확했으며 거리낌이 없었다.
그런데 영화를 보면서 ‘음?’하고 고개를 갸웃하게 만드는 부분이 있었다. 구급차 사건 이후, 경찰은 샐리에게 연락한다. 놈이 돌아왔다고. 그러면 사람들을 죽이고 다니는 거구의 사내가 50년 전의 그 레더페이스라는 말인가? 그런데 그렇게 재빠른 움직임으로 전기톱을 휘두르며 뛰어다녀도 숨을 헐떡이지 않는다고? 1973년 당시 십 대 후반이나 이십 대 초반이라고 해도 50년이 지났다면 60대에서 70대일 텐데? 그런데 그때와 변함없는 피지컬을 자랑한다고? 으음, 간혹 ‘기인열전’이나 ‘세상에 이런 일이’ 같은 프로그램에서 청년 못지않은 동안 외모와 체력을 자랑하는 노인들이 등장하기는 한다. 그런 설정이라고 하면 뭐……. 아니면 레더페이스의 정신을 이어받는 존재를 다 그렇게 부르는 걸까? 정신이랄 게 있을까 싶지만.
이 작품을 보면서 문득 영화 ‘할로윈 Halloween, 1978’ 시리즈가 떠올랐다. 그 작품의 주인공인 살인마 마이클 마이어스도 오랜 시간 동안 꾸준히 살아남아 인간을 초월한 존재가 되었다. 죽지도 않고, 잡히지만 금방 탈출하고, 몇십 년간 사람들의 기억에서 살아남았다. 아, 그러고 보니 ‘레더페이스’와 ‘마이클 마이어스’가 또래였던가? 레더페이스가 한두 살 더 많았던가?
그리고 이 작품의 샐리의 설정에서 자연스레 영화 ‘할로윈’ 시리즈의 ‘로리 스트로드’가 연상되었다. 둘 다 유일하게 학살극에서 살아남아 오랜 시간 동안 복수를 다짐하였고, 마침내 악에 맞서서 싸운다. 물론 결말은 매우 다르다. 왜 제작진이 샐리를 그런 캐릭터로 만들었는지 의문이었다. 로리 스트로드 같은 캐릭터는 이 세상에 없다고 말하고 싶어서인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는데, 그건 아닐 거다. 로리, 리플리 그리고 샐리, 이렇게 복수하는 삼총사라면 좋았을 텐데 말이다. 그게 아니라면, 이 시리즈의 주인공은 언제까지나 레더페이스니까 그가 당한다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라는 걸 보여주기 위함이었을 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이번 편의 레더페이스가 뒤집어쓴 얼굴 가죽은 별로였다. 역시 오리지널 1편의 가면이 더 인상적이었다. 마지막에 전기톱 휘두르는 것도 그렇고,
이래저래 아쉬운 부분이 많은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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