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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동양 영화

차박 살인과 낭만의 밤, 2023

by 왕님 2024. 11. 25.

영제 - Chabak - Night of Murder and Romance, 2023

감독 - 형인혁

출연 - 데니안, 김민채, 홍경인, 김태균

 

 

수원과 미유는 결혼한 지 1년 되는 부부이다. 예쁜 사랑하는 부부처럼 보이지만, 둘은 서로에게 말하지 못한 비밀이 있다. 미유는 결혼 전 사귄 사촌 동생이 계속해서 따라다니며 사랑을 고백하고 있고, 수원은 아내에 관한 익명의 메일이 오고 있다는 것이다. 서로의 고민을 뒤로 한 채, 둘은 결혼 1주년 차박 여행을 떠나기로 한다. 그런데 그곳에서 두 사람은 가면을 쓴 누군가의 습격을 받는데…….

몇 년 전부터 차박, 그러니까 경치 좋은 곳에 가서 숙소를 잡는 것이 아닌, 차에서 자는 것이 유행한 적이 있다. TV에서 계속해서 세뇌를 시키는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캠핑이라든지 차박에 관한 프로그램을 내보내기도 했다. 지금도 인기가 있는지는 모르겠다.

하여간 영화는 그런 유행 상품에다가 살인마라는 소재를 집어넣었다. , 여행길에서 외딴 장소에 들어가고 거기서 연쇄 살인마를 만나는 건 자연스러운 진행이긴 하다. 안 만나면 이상할 정도다. 영화에서는 그들이 목표로 한 곳 근처에서 사람이 실종되었다는 뉴스를 들려준다. 그래도 꿋꿋하게 둘은 목표 지점으로 향하고, 자연스럽게, 예상에 어긋나지 않게 누군갈 만난다.

아니, 진짜 왜 그런 흉흉한 곳으로 굳이 가는지 모르겠다. 그런 뉴스가 있으면 피하는 게 기본 아닌가? 물론 그곳으로 가지 않으면 이야기 진행이 되지 않으니까 어쩔 수 없다고 해도, 전국 뉴스가 아니라 동네에서만 알음알음, 왜 그런 것 있잖은가? 집값이라든지 땅값 내려갈까 봐 마을에서 쉬쉬하는 그런 설정. 그러면 왜 그들이 그런 소식을 알고도 거기에 가는지 이해가 되지 않을까?

영화의 기본 설정은 참신하고 또 어떻게 보면 흔한데, 뭐랄까 디테일이 약간 부족한 그런 느낌? 왜 미유와 홍빈의 어린 시절 장면이 들어갔는지 모르겠다. 거기에 연관된 후속 장면도 없고, 좀 뜬금없다. 홍빈이 미국 가기 싫다고 칭얼거리는데, 그래서 같이 갔었다는 건지, 아니면 거기서 미유가 위로해주면서 연인이 되었는지, 알 수가 없다. 그래서 왜 둘이 이토 준지의 만화 등장인물인 사거리 미소년을 연상시키는 장면을 보여주는지도 모르겠다. 그 정도로 깊이 사랑했으면, 그따위로 행동하면 안 되는 거 아닌가? 내가 가질 수 없다면 부숴버리겠다는 뭐 그런 심리인가? 그런데 부서지는 건 다른 사람이었는데?

거기다 살인범의 심리도, 물론 살인범의 사정 같은 건 알고 싶지 않지만, 여기서는 그걸 조금 다룬다. 근데 어색하다. 뭐지? 왜 갑자기? 이런 의문만 든다. 이렇게 어정쩡하게 보여줄 거면, 아예 안 넣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아니면 다른 장면을 줄이고 좀 자세히 넣거나. 아니, 진짜 영화를 보면서 하나하나 따져가면서 고쳐주고 싶은 생각이 드는 건 진짜 오랜만이다.

그리고 홍경인이라는 배우를 그렇게밖에 쓰지 못했다는 사실에 안타까웠다. 홍경인, 예전에는 진짜 연기 잘했는데, 요새는 그 실력을 보여줄 만한 배역을 맡지 못하는 것 같다.

오오, 그렇구나!’라는 말 대신, ‘왜 저래?’라는 말만 나온 영화였다.

영화는 사랑에 관해 보여주고 있다. 그런데 문제는 그게 다 일반적인 사랑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게 사랑이냐는 질문이 나올 법한, 그런 부류들이었다.

살인과 낭만의 밤이라는데, 그래서 낭만은 어디 있는 데? 미유가 숲에서 볼일 본다고 하고 수원에게 노래시킬 때? 미유가 볼일 보는 것도 잊고 노래 감상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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