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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서양 영화

엑소시스트: 믿는 자, 2023

by 왕님 2024. 8. 29.

 

원제 - The Exorcist: Believer, 2023

감독 - 데이빗 고든 그린

출연 - 엘렌 버스틴, 레슬리 오덤 주니어, 앤 도우드, 리디야 주잇, 올리비아 오닐

 

 

 

친하게 지내던 두 아이, 앤젤라와 캐서린이 하굣길에 사라진다. 어른들이 여기저기 수색하던 중, 아이들은 이웃 농장 축사에서 발견된다. 하지만 그동안 무슨 일이 있었는지 기억하지 못하던 두 소녀는 이상한 증세를 보이기 시작하는데…….

엑소시스트 The Exorcist, 1973’이라 하면, 머리가 360도 돌아가면서 히드라처럼 여기저기 침과 가래 등등을 뱉어내고 본인의 연령대에서는 할 수 없는 어휘를 구사하는 귀신 들린 미소녀와 신부님의 캐삭빵을 건 결투를 그려낸 작품이다. 윌리엄 피터 블래티의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1편은 몇 번을 봐도 질리지 않을 정도여서, 내 마음속의 책장에서는 명작 코너에 꽂혀 있다. 이후 시리즈가 계속 이어졌지만, ‘형만 한 아우 없다라는 말이 조상님의 꼰대 느낌이 나는 말이 아니라는 걸 입증하는 증거 1이 돼버렸다.

솔직히 1편 빼고는 무슨 내용이었는지 기억도 나지 않는다. 그러다 새로운 후속작이 만들어진다는 소식을 들었고, 예고편을 보았다. 첫인상은 !’였다. 특히 1편을 연상하는 몇몇 장면들은, 과연 이후 후속작들을 능가하는 후계자가 될 것인지 기대되기까지 했다.

그런데 음, 보고 나서 아 씨발하고 욕이 절로 나왔다. 이럴 거면 엑소시스트의 후속작이라는 이름을 빼버리라고 하고 싶었다. 1편에서 리건의 변화에 안타까워하고, 신부님에게 감정이입이라면서 사탄아 물럿거라!’를 따라 한 건, 각 인물의 상황을 알고 공감할 여유가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편은 그 어느 인물에게도 공감한다거나 안타까워할 수 없었다. 그럴 연결 고리가 없었다. 아이들은 이름도 제대로 외우기 전에 변신하기 시작했고, 주인공 격인 애 아빠, 사실 애들 이름을 못 외워서 누구 아빠라고 적기도 어렵다. 그냥 흑인 아저씨……. 하여간 이 아저씨에게도 공감하기 어려웠다. 그냥 혼자 심각한 척하다가 영화가 끝나버렸다.

물론 구마 의식을 통한 종교 대화합을 이룬 건 칭찬할 만하지만, 부두교라니……. 우리나라에서 영화를 만들면 무당이 나오는 것과 같은 이치인가? 비록 불교 신자는 아니지만, 부두교에게 불교가 지다니 아쉽다. 불교야 힘내! 부두교보다 신자가 더 많잖아? 아닌가? 맞나?

 

----이하 스포일러 가능성 100%

 

 

 

 

 

 

 

영화가 말하려는 게 뭔지 모르겠다. 아니 씨발, 개신교, 가톨릭, 부두교 연합을 무찌른 악마가 그렇게 쉽게 휴먼에게 지다니 그게 말이 되냐! 아니면 휴먼이 신보다 강해? 아니면 종교 수가 부족했어? 조로아스터교까지 불러와야 해? 시바 신 불러? 그리스 로마 신화 부활시켜? 아니면 악마만 있고 신은 없는 거야? 종교나 신은 다 쓰잘데기없다고 말하고 싶은 건가? , 신이 없는데 어떻게 악마가 있냐, 이 멍청한 것드라!

진짜. 막말로 이건 스포일러인데, 부두교의 선택을 받은 애는 살아남고, 개신교인가 가톨릭 믿는 애는 죽으면, 씨발 부두신이 젤 강하다는 거야? , 그럴 거면 불교랑 힌두교랑 무교까지 다 집어넣어서 맞장 떠보자 이거야. , 너네 그딴 식으로 영화 만들고 나중에 고해성사랍시고 죄를 사하여주소서 이딴 거 하지 마라,

영화는 영화일 뿐이라지만, , 말이 되는 스토리 진행이어야지 입 다물고 있지. 진짜 백인 애 아빠가 이기적으로 굴어서 애가 죽었다는 거로 하려면, 그 전부터 그 점을 복선처럼 깔아줬어야지, 진짜 열불나서. 무슨 악마가 그따위야? 시간이 지나면서 약해진 거야? 막강한 힘으로 신부 두 명을 갈아치웠던, 1편의 그 악마 아니었어? 덜 자란 꼬꼬마 애새끼였어?

그래놓고 평화는 우리가 어쩌고저쩌고, 축복은 우리 스스로 우리 안에 어쩌고저쩌고 희망의 끈 어쩌고저쩌고. 종교 연합군이 악마에게 지는 걸 봤는데, 어떻게 희망이 있겠냐? 휴먼이 악마를 물리쳤으니 가능성은 있다고 하겠지만, 그럼 그게 엑소시스트냐? 다른 시리즈지?

아오, 시발, 엑소시스트 이름 빼라 진짜.

감독 기억해 둔다. ‘할로윈 Halloween, 2018’ 잘 만들었다고 칭찬해줬더니만, 이걸 이따위로 만들어? 진짜 배우와 스태프들 시간 낭비 재능 낭비 돈 낭비 어쩔거야, 진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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