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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서양 영화

메이 May , 2002

by 왕님 2023. 2. 15.

 

원제 - May, 2002

감독 - 럭키 맥키

출연 - 안젤라 베티스, 제레미 시스토, 안나 패리스, 제임스 듀발

 

한없이 서툴기만 했던 그녀

 

메이는 공포 영화로 분류가 되어 있다. 영화의 마지막을 보면, 그렇다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것이다. 피와 살이 튀는 그런 장면으로 가득하니까. 그렇지만 뭐랄까, 메이는 다른 공포 영화와는 다른 뭔가가 있었다. 그냥 무조건 죽이고 도망치고 비명 지르고 난도질하는 영화와는 많이 달랐다.

 

이 영화는 관계에 관한 것을 다루고 있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 그리고 서로를 바라보는 시선과 배신, 집착. 그런 것이 어우러져 한 편의 영화를 만들어냈다.

 

메이는 눈이 나빴다. 사시라고 하나? 그래서 한쪽 눈에 안대를 차고 다녀야 했고, 따돌림을 받으면서 자랐다. 그녀의 친구라고는 엄마가 선물로 주신 조금 기묘하게 생긴 인형밖에 없었다. 모든 것을 그 인형에게 털어놓으며, 메이는 외로운 성장기를 보내야 했다. 그 영향인지 그녀는 남다른 취미를 갖게 되었다. 동물 병원에서 일하는 것도 어느 정도 연관이 있겠지만, 피나 동물 해부 같은 것에 전혀 거부감이 없었다. 물론, 그런 점은 누군가에게는 이상하다고 보일 계기가 되기도 한다.

 

그런 그녀가 한눈에 반한 남자가 있었다. 그의 이름은 아담’. 그는 메이에게 호감을 보였지만, 그녀는 사람을 사귀는 것에 서툴렀다. 오랫동안 혼자에 익숙한 그녀에게 남자라는 것은 좋아하지만 두렵고 무서운 존재였다.

 

그래서일까? 어느 순간부터 아담은 그녀를 멀리하고, 놀림감으로 삼아버렸다. 친구들에게 그녀가 미친년 같다고 떠벌리는 그의 말을 듣게 된 메이. 그가 떠나간 자리에 나타난 것은 같은 병원에 일하는 폴리였다. 그러나 폴리에게 메이는 하룻밤 상대에 불과했다.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몸과 마음을 준 두 사람에게 배신당한 메이. 모든 것을 자포자기하고 만다. 그리고 깨닫는다. 친구가 없으면 만들면 되는 거라는 어머니의 말을 떠올리며, 그녀는 결심한다. 친구를 만들자.

 

여자의 변신은 무죄라지만, 이건 너무 많이 변해버렸다. 메이는 자신을 배신한 사람들을 찾아간다. 그리고 그들에게서 한두 가지씩 가지고 온다. 다정하게 어루만졌던 멋진 손, 기다란 아름다운 목, 곧게 뻗은 미끈한 다리 등등. 메이는 그것들을 모아서, 자신만의 친구를 만든다.

 

그렇지만 치명적인 결함이 있는 것을 발견하고, 그것을 만회하고자 하는데…….

 

누군가 나를 애정이 담긴 시선으로 바라봐준다는 것.

누군가 나에게 애정이 담긴 말 한마디를 해준다는 것.

누군가 나와 함께 있어준다는 것.

 

한 번쯤은 바라는 것일 것이다. 그렇지만 그것이 이루어지지 않을 때, 사람들은 절망하고 분노한다. 기대하지 않으면 분노할 일도 절망할 일도 없을 텐데 말이다. 하지만 기대하지 않을 수가 없는 게 사람의 심리다. 하다못해 오늘 내가 점심 메뉴로 고른 김치찌개가 맛있기를 바라는 것도 기대니까 말이다.

 

공포지만 뭔가 생각하면서 보았던 영화였다. 마지막 장면은 참…….

 

, 메이가 조금만 더 차분히 계획적으로 연구했다면 친구를 만들 수 있지 않았을까 싶지만, 우선 그녀의 성이 프랑켄슈타인이 아니라서 불가능했던 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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