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 피제이
2020년 12월 15일에 연재를 시작해서, 2021년 3월에 본편 305편이 완결되었고, 5월 19일에 외전까지 완결이 난 작품이다. ‘사라진 아역배우가 돌아왔다’를 재미있게 읽어서, 찾아본 그 작가의 다른 작품이다. 이번에는 배우가 아닌, 아이돌물이다. 거기에 빙의는 덤이다.
주인공은 되는 일이 하나도 없는, 전직 아이돌 그룹 멤버이다. 뭐만 하려고 하면 멤버들이 사고를 쳐서 팀은 결국 해체되고, 연기를 시작했는데 계속해서 이상한 역만 맡게 된다. 그러던 중 중요한 역할을 맡고 좋아하던 중에 사고로 죽게 된다. 그런데 어럽쇼? 사실 그는 단명해야 할 팔자였는데, 그러지 못해서 온갖 불운이란 불운은 다 겪고 있었다는 것이다. 그는 원래 태어났어야 할 몸으로 돌아가고, 저승사자는 그의 곁에 조력자를 하나 붙여준다. ‘최이안’이라는, 부유한 미국 교포 3세에 인종을 초월하는 미모를 가진 주인공은 한국에서 그토록 원하던 아이돌이 되기로 하는데….
기레기라는 말이 좋은 의미로 사용되지는 않는다. 여기서는 주인공인 이안을 돕기 위해 저승에서 붙여준 조력자가 바로 전직 기자, 그것도 좀 악질적인 기자였던 것으로 나온다. 지옥으로 떨어지지 않기 위해, 그동안 지은 업보 청산 때문에 이안을 도와준다는 설정이다. 그래서 말만 좀 재수 없게 하지, 음모를 꾸민다거나 그런 짓은 하지 않는다. 아니, 못한다.
전에 읽은 다른 작가의 소설에서는 주인공이 전생에 기레기라 불리는 기자였는데, 이번 생에서도 비슷하게 음모와 협잡질을 하곤 했다. 그런데 이 작품에서는 그런 짓을 하는 게 허용이 안 되는 모양이다.
그래서 좀 많이 심심하다. 아무래도 흉계와 함정과 뒷공작이 난무하는 주인공이 나오는 아이돌물을 읽다 보니, 그런 거에 익숙해진 모양이다. 예를 들면 박문대라든지 서호윤 같은 주인공이 나오는 그런 소설들 말이다.
대신 여기서는 자존감이 바닥을 뚫고 들어가 내핵까지 도달한 아이들이 나온다. 어른들의 농간에 휩쓸려 조작 방송의 최대 피해자가 되기도 하고, 여러 차례 방출만 당한 아이도 있고, 심리 상담까지 받는 아이도 등장한다. 그런 아이들이 어떻게 자존감을 회복하고, 자기 자신을 사랑하게 되는지, 이른바 성장 소설로 보면 꽤 재미있다.
그리고 한 그룹을 순수하게 좋아하던 소녀가 어떻게 사생이 되는지, 그 변화가 너무도 잘 드러나 있다. 사랑은 변하는 거라지만, 이 소설에서의 변화는 ‘야, 너 그러지 마!’라는 소리가 절로 나올 정도로 파괴적이었다. 음, 그나마 흉기를 들고 난동을 부리지 않아서 다행이려나?
거기다 너무도 적나라한 댓글의 향연은, 읽으면서 이게 작가의 창작이길 바랐다. 진짜로 그런 댓글을 다는 사람들이 있다면, 인간애가 사라질 거 같다. 물론 다른 작품에서도 안티의 비인간적인 댓글이 나오긴 했지만, 그건 초반에만 잠깐 보여줬던 거 같다. 그런데 이 작품은 팬과 안티의 댓글이 어떨 때는 한 편의 반을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컸다. 팬의 주접을 보는 건 재미있지만, 안티들의 비인간적 비윤리적인 댓글은 읽으면서도 눈살을 찌푸릴 정도였다. 진짜, 작가의 창작이면 좋겠다. 그런 내용의 댓글을 현실에 존재하는 어린 아이돌들이 받는다고 생각하면 으아…. 왜 연예인들이 자살하는지 조금은 알 거 같다.
큰 역경이나 위기 같은 것은 거의 없는, 그냥 편하게 술술 읽을 수 있는 이야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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