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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일반

신인인데 천만배우, 2021

by 왕님 2025. 5. 7.

작가 배뿌

 

카카오페이지에서 202122일부터 연재를 시작해서, 1221일에 353화로 본편이 완결되었고, 이후 외전 8편이 202213일 완결되었다.

하무영은 어릴 때부터 남들이 보지 못하는 뭔가가 보이는 아이였다. 그래서 무영의 계부는 무슨 일이든 잘못되면 그의 탓을 하며 학대했다. 고등학교 졸업을 앞둔 어느 추운 날, 무영은 계부의 주먹을 피해 도망치다 얼어 죽을 위기에 처한다. 그런데 갑자기 누군가 그에게 다른 이의 생을 살면 살아남을 수 있다는 말을 남긴다. 이후 무영의 눈에는 검은 연기와 반짝이는 꽃가루가 보인다. 무영은, 다른 이의 생을 살라는 말을 지키기 위해 연기를 시작한다. 길과 흉을 알려주는 검은 연기와 꽃가루의 도움으로, 그리고 타고난 연기력과 외모로 무영은 서서히 사람들에게 알려지기 시작하는데.

이 소설은, 차은성의 등장 전후로 분위기가 달라진다. 차은성이 누구냐면, 누구나 인정하는 탑배우로 연기를 너무너무 잘해서 연기로는 뭐라고 할 수 없는 사람이다. 다만 문제가 있다면 성격이 너무 까칠하다 못해 개쓰레기까지는 아니지만, 하고 싶은 말이 있으면 남의 눈치 안 보고 다 하는, 방송국에서도 한 수 접고 들어가는 인물이라서, 대다수 사람의 기피 목록에 올라가 있는 인물이다.

그가 등장하기 전까지는, 그냥 촬영하러 가서 귀신 만나면 성불시켜 주고, 집에 있는 귀신 성불시켜 주고 대신 싼 값에 오피스텔 얻고 등등 그런 내용이었다. 하지만 차은성이 등장하면서부터는, 다른 배우들과의 관계가 더 흥미진진하게 바뀐다. 이건 진짜 봐야 알 수 있는데, 누군가 무영을 험담하거나 깎아내리려고 하면 차은성이 노빠꾸로 들이받고, 무영을 사이에 둔 차은성과 소속사 사장인 유사하의 신경전도 재미있다.

어떨 때는 차은성이 너무 무영에게 집착하는 거 같아서, ‘이 사람 혹시?’하는 생각이 들 때도 있다. 소설은 소설일 뿐, 현실에 대입한다거나 실제 있는 걸로 착각하면 안 되지만, 과연 이게 우정이라 볼 수 있는 건지 의문이 든다. 우정 또는 후배를 생각하는 선배의 마음이 이 정도라고? 물론 친구 하나 없던 직장에 마음이 맞고 싹싹한 후배가 들어오면 귀여워해 줄 수도 있지만, 흐음. 무영이 미국으로 영화 찍으러 간다니까, 대뜸 그가 마련한 할리우드 숙소 옆집으로 이사하는 건 너무 과하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연인도 이 정도는 아니겠다, 정말.

그런 부분은 차은성 말고, 무영의 광팬인 몇몇 조연 캐릭터들의 행동과 대사에서도 드러난다. 사장인 유사하 잘 나가는 소속 배우니까 어화둥둥 해주는 분위기라고 이해하겠지만, 몇몇은 설정 과다 내지는 오버하는 그런 느낌?

, 차은성에 관한 이야기가 너무 길었다. 무영이 얘기를 하자.

지금까지 읽은 웹소설 중에서, 성격이 너무 마음에 드는 인물 중의 하나다. 무척이나 해맑고 밝은데, 그렇다고 머릿속이 꽃밭은 아니다. 착한데 호구는 아니다. 주관이 뚜렷하지만, 남을 배려하고 자상하다. 생긴 것으로 봐서는 말랑말랑 순둥이 같은데, 의외로 강하다. 아닌 건 아니고, 맞는 건 맞다고 확실히 말할 수 있다. 진짜 독특한 캐릭터다, 하무영은.

그래서 다른 작품이라면 심각한 분위기로 흘러갈 장면도, 이 소설에서는 무영의 그런 성격 때문에 웃음이 나올 때도 있다.

어떻게 될지 안절부절못할 부분 없이, 유쾌하게 읽을 수 있는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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