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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드라마

어둠 속의 미사 Midnight Mass, 2011

by 왕님 2024. 12. 16.

원제 - Midnight Mass, 2011

제작 - 마이크 플래너건

출연 - 케이트 시걸, 잭 길퍼드, 해미시 링클레이터

 

 

크로킷이라는 작은 섬이 있다. 그곳에는 사람들의 존경을 받는 노신부가 있었는데, 그가 순례를 떠난 사이 젊은 신부가 새로 부임한다. 폭풍우가 친 다음 날, 마을 사람이 육지에서 치료받고 있다는 노신부가 해변으로 향하는 걸 목격한다. 그리고 아침이 되자 해변에는 고양이들이 떼로 죽어 있었다. 그리고 다음 미사 날, 폴 신부는 총기 사고로 하반신 마비가 된 리지라는 소녀를 일으켜 걷게 하는데…….

Midnight Mass는 자정 미사를 말한다. 1224일에서 25일로 넘어가는 자정에 열린다. 어릴 적에 교회를 다닐 때, 저녁때는 유초등부의 재롱잔치를 보고 예배를 드린 후 새벽송을 다닌 적이 있다. 아마 그때, 11시 넘어서 드린 예배가 가톨릭의 자정 미사에 해당하는 모양이다. 이 드라마의 중요한 사건이 발생하는 시간적 배경은 부활절이지만, 어떻게 보면 의미가 통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이유를 적으려고 했는데, 그건 엄청난 스포일러가 패스. ‘다른 리뷰에서는 스포일러 잘만하고 다닌 주제에 왜 이건?’이라는 질문이 들어올 수 있는데, 그냥 내 마음이라고 해두겠다. 어떤 날은 스포일러 하고 싶기도 하고, 또 다른 날은 하고 싶지 않을 수도 있으니까.

드라마 제작진의 이름을 보면 무척이나 눈에 익은 이름이 보인다. 바로 드라마 힐 하우스의 유령 The Haunting of Hill House, 2018’블라이 저택의 유령 The Haunting of Bly Manor, 2020’을 제작한 마이크 플래니건이다. 그래서인지 두 드라마에서 본 낯익은 배우들이 등장한다. 하여간 그 사람의 이름을 보는 순간, 드라마의 분위기가 어떨지 상상이 갔다. 잔잔하면서 사람들의 관계에 집중하면서 중간중간 깜짝 놀라는 장면도 들어있고, 기승전의 흐름이 매끄러우면서 막판 뒷심이 부족한.

1편과 2편은 섬마을 사람들을 간략히 소개하고, 본격적으로 사건이 시작하는 건 3편부터라고 할 수 있다. 여기까지 호흡이 무척이나 길었다. 워낙에 사건·사고가 없는 섬마을이라 그런지, 잔잔하고 조용하고 느릿했다. 그 와중에 리지가 걷는 기적을 목격한 사람들의 변화와 각 가정에 벌어진 또 다른 기적, 그리고 고통받는 폴 신부 등등을 차근차근 보여준다. 물론 변함없이 조용했다. 6편에서부터 결말을 향해 치닫기 시작하는데, 이때 충격을 주기 위한 추진력을 얻기 위해 앞부분을 그리도 잔잔한 분위기로 만들었나 보다.

그리고 질문을 던진다. 과연 그들에게 기적을 일으킨 존재는 무엇이었을까? 그들이 믿은 건 뭐였을까? 콩깍지가 씌면 아무것도 안 보인다는데, 신부를 비롯한 마을 사람들이 그러했나 보다. 하긴 그런 기적을 보여주면 누구라도 믿을 수밖에 없겠지.

결말은 음, 어떻게 생각하면 그렇게 마무리 짓는 게 제일 적당한 것 같기도 했다. 결국, 믿음의 문제였으니까 말이다. 하지만 뭔가 화끈하고……. 아니 화끈하긴 했구나. 막 충격과 공포의 회오리바람이 몰아치……기도 했구나, . 그래도 뭔가 막 으아!’ 하는 그런 느낌은 들지 않았다. 화끈하고 충격과 공포의 회오리바람이 몰아쳐도, 전반적으로는 조용했다. 마을 사람들의 입장에서는 안 그랬겠지만, 보는 나에겐 그러했다. 그런 분위기가 조성된 것에는 배경 음악의 지분도 상당한 것 같다. 너무도 잔잔하고 구슬프게 들리는 멜로디가 긴장감을 주는 대신, 안쓰럽고 슬픈 인상을 주었으니 말이다.

각 편의 소제목은 창세기, 시편, 애가, 사도행전 등으로 되어 있다. 내용과 어울리는 소제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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