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제 - Sternstunden der Menschheit
작가 - 슈테판 츠바이크
부제 - 인류 역사를 바꾼 운명의 순간들
찰나의 역사를 보는 관점
독일 작가라고 하지만, 오스트리아에서 태어났고 1938년 히틀러의 독일과 오스트리아가 합병되자 망명의 길을 떠났던, 결국 우울증에 시달리다가 부인과 함께 1942년 자살해버린, 감수성 풍부하고 섬세하고 독특한 방법으로 전기문과 역사서를 서술했던 작가. 과연 그는 독일 문학계의 거장이라는 후대의 칭송을 어떻게 생각할까? 하는 의문이 드는 작가.
전기문이나 역사서는 교훈을 줘야 한다는 압박감이 눈에 훤히 보이고, 그런 분위기를 반영하듯이 딱딱하다. 왜냐하면, 있는 사실을 그대로 알려줘야 하기 때문이다. 물론 사회 상황과 출판사 그리고 작가의 사상에 따라 어느 정도는 변형이 되지만 말이다.
하지만 츠바이크는 달랐다. 그의 작품들은 ‘이게 소설이야 역사서야?’ 또는 ‘이게 전기문이야 아니면 수필이야?’라는 의문이 들 정도로 말랑말랑한 듯하면서 감성적이고, 그러면서 또 한편으로는 담담하고 무자비하게 느껴졌다.
이 책 역시, 전혀 딱딱하지 않고 마치 내가 그 현장에 있는 것처럼 생생하게 역사의 한 순간을 그리고 있다.
동로마 제국의 멸망을 다룬 부분에서 비잔틴 사람들의 불안함과 비탄을 느낄 수 있었고, 술탄의 책략이 보였다. 그리고 긴장감과 두근거림은 읽는 내내 멈추지 않았다. 그 장소에 있는 것 같은 그런 느낌. 레닌의 귀환을 다룬 장에서는 덤덤함과 보이지는 않지만, 마음속에서 꿈틀거리는 용기와 꿈이 내 머리에 들어오는 것 같았고 말이다.
이 책은 모든 사건과 한 인간의 평생을 다루지 않는다. 때로는 희곡으로, 때로는 시로, 아니면 서술로 단 한 순간, 겉보기에는 아무 일도 아닌 것 같지만 실상은 전혀 그렇지 않은 역사의 갈림길을 보여준다.
워털루 전투장에서 그 미묘한 사건의 향방을 다루는 구성과 분위기는 그야말로 충격과 놀라움, 경탄
세상은 넓고 질투와 사랑을 바칠 작가는 수없이 많다.
아, 츠바이크의 ‘마리 앙투아네트 평전’을 읽은 이케다 리요코가 그녀 평생의 역작 '베르사이유의 장미'를 그리기 시작했다는 것은 놀라운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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