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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드라마

종이의 집 시즌 3 La Casa de Papel, 2019

by 왕님 2025. 4. 23.

원제 - La Casa de Papel, 2019

제작 - 알렉스 피나

출연 - 우르술라 코르베로, 알바로 모르테, 페드로 알론소

 

 

  ** 미리 말하지만, 이 감상에는 앞선 1, 2 시즌의 스포일러가 잔뜩 들어 있습니다. 앞의 두 시즌을 보지 않은 분은 주의하세요! **

 

지난 시즌, 조폐국을 무사히 털어버린 일당은 헤어져 각자 나름의 럭셔리 라이프를 즐기고 있었다. 그런데 도쿄에게 전화를 걸던 리오가 경찰에게 잡히는 일이 벌어진다. 도쿄의 연락을 받은 교수, 다시 멤버들을 불러모아 리오를 구할 계획을 세운다. 교수는 스페인 은행에 침입해, 그 안에 있는 국가 기밀문서를 탈취하기로 한다. 문서와 리오를 교환하겠다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그 계획은 시작부터 삐걱대기 시작하는데…….

 앞선 시즌에서, 교수와 그 팀원들은 은행강도이고 인질범들이지만 사람들의 지지를 받았다. 그건 드라마를 보는 나도 비슷해서, 원래 범죄자는 좋아하지 않는데 시즌 내내 그들을 응원하고 잡히질 않기 바라고 있었다. 이번 시즌도 비슷한 분위기였다. 범죄자가 체포되어 감옥에 가는 건 당연한 일인데, 어째서인지 리오가 빨리 풀려나길 빌었고 그를 심문하는 사람들에게 화가 났다.

 아마 그건 시에라 경감이라는 새로운 인물 때문일 수도 있다. 지난 이야기에서 안타깝게 죽은 멤버들이 있기에, 그들을 대체할 사람들이 새로 들어왔다. 우선은 베를린의 자리를 차지한 것은 팔레르모라는, 교수와 베를린 형제의 오랜 친구이다. 밖에서 지휘하는 교수를 대신해 안에서 팀원들을 다독이고 결정권을 행사하는 인물이다. 그리고 앞선 시즌에서는 경찰로 교수를 잡아야 하는 처지였던 라켈이 사랑을 택하는 바람에, 그녀의 빈자리가 생겼다.

그 자리에 들어온 사람이 바로, 위에서 언급한 시에라 경감이었다. 지금까지 등장했던 경찰 쪽 사람 중에 제일 악독하고 무시무시한 사람이다. 태교를 고문과 협박으로 하고, 은행 강도단을 잡기 위해서라 기꺼이 가짜 뉴스를 퍼트리는 건 기본이다. 그뿐일까? 멤버 한 명의 아이를 인질 삼아 강도단을 위협한다. 산달이 얼마 안 남은, 조만간 애 엄마가 될 사람이 남의 애를 앞세워 총을 겨누다니……. 과정은 어떻든 결과만 만족스러우면 다 괜찮다는 생각인 모양이다. 하긴 만약 교수와 팀원들을 잡는 데 실패하면 온갖 부정적인 기사에 욕이란 욕은 다 먹을 것이다. 하지만 성공하면 그야말로 영웅이 되어, 체포 과정에 있던 일은 어쩔 수 없는 희생 내지 불미스러운 마찰로 스리슬쩍 넘어갈 것이다. 하여간 그녀가 리오에게 가한 가혹 행위를 보고 있노라면, 괴로워하는 리오 앞에서 너무도 즐거워하는 그녀의 모습을 보고 있자면, 그녀가 세상에서 제일가는 악당처럼 여겨진다.

드라마는 음, 지난 시즌만큼 집중하기 어려웠다. 뭐랄까, 산만하다는 느낌이 강했다. 이건 아마 베를린의 자리를 메꾼 팔레르모가 그리 강력한 카리스마를 보여주지 못해서 그럴 수도 있다. 카리스마는 온데간데없고 그가 제일 시끄럽고 산만했으니 할 말이 없다. 그리고 지난 시즌까지는 밖에서 혼자 지휘해서 일에 집중하던 교수가 연인인 라켈과 함께 하면서, 뭔가 빗나간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내연애의 장점은 커플이 온종일 같이 있을 수 있다는 점이다. 하지만 둘의 의견이 대립하거나 결정권을 놓고 다투게 되면, 같이 일하기가 어려워진다. 이번에 교수와 라켈은 그런 모습을 몇 번 보였다. 그 때문에 위기에 처하고 극적으로 화해해서 다시 일에 집중하고 그랬다. 물론 막판에 교수가 정말로 그녀를 사랑했다는 걸 절실히 보여주기는 하지만 말이다.

여전히 도쿄와 리오는 민폐 커플의 진면목을 보여줬다. 진짜 리오 한 명 구하자고 팀원들이 몇 명이나 죽어 나가야 하는지……. 멍청한 X끼가 하지 말라는 전화 연락을 해서 말이야! 지들의 그 잘나고 대단한 사랑 때문에 몇 명이나 희생되어야 했는지 알기나 할까?

사람이 늘어난 만큼 사연도 늘어나서, 이야기가 중구난방으로 진행되는 기분이었다. 다음 시즌에는 사건에 더 집중할 수 있을까 기대해본다.

, 하지만 교수의 작전은 이번에도 상당히 멋졌고 기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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