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제 - Holy Night: Demon Hunters, 2025
감독 - 임대희
출연 - 마동석, 서현, 이다윗, 경수진
‘물리 퇴마’라는 말이 있다. 어디서 시작한 건지 잘 모르겠다. 말 그대로 퇴마하는데, 주술이나 마법으로 하는 것이 아닌, 주먹으로 귀신을 때려서 성불시키는 것이다. 성불이라고 하는 게 맞는지 모르겠지만, 하여간 그런 의미다.
마동석이라는 배우가 ‘범죄도시’에서 주먹 한 방으로 양아치들을 쓰러뜨리자, 물리 퇴마도 가능하겠다는 댓글을 종종 볼 수 있었다. 영적인 힘을 담은 주먹으로 악귀를 치면, 가능하지 않을까? 그럴듯했다. 그래서 이 영화의 시놉시스가 떴을 때, 호기심이 드는 건 당연한 일이다.
아쉽게도, 이 영화는 그 호기심을 충족시키지 못했다. 홍보는 물리 퇴마라고 해뒀는데, 그런 장면은 한두 번만 나오고 나머지는 그냥 사람들과 싸우는 게 다였다. 대부분 악귀 들린 사람은 싸우는 장면보다는 서현이 눈을 희번덕거리면서 ‘너의 이름은?’이라고 묻는 게 더 많았다. ‘이름이 뭐예요? 전화번호 뭐예요?’라는 노래가 떠오르는 건 왜인지 모르겠다.
악마를 퇴치하는 건 그의 진명을 알아내서 불러야 가능하다는 건, 다른 많은 작품에서 보았던 설정이기에 그러려니 했다. 그런데 그게 너무 길었다. 악마가 퇴치하기 힘든 존재라는 걸 보여주기 위함인지 모르겠지만, 그 시간이 너무 길었다. 나는 물리 퇴마하는 장면을 보고 싶었는데, 그것보다 ‘너의 이름은?’이라는 부분이 더 길었다.
아니, 그 부분 말고도 영화는 산만하다 싶을 정도로 중구난방이었다. 악마 하나에만 집중해서 빌드업을 해나가는 게 아닌, 이 악마 조금, 저 악마 조금 이런 식이었다. 물론 메인이 되는 악마가 하나 있기는 했는데, 그 부분도 집중하기에 어려웠다. 그 악마가 이 악마 같고, 이 악마가 그 악마 같았다. 다 악마로 하지 않고, 초반에 등장하는 것은 부하 격인 악령 정도로 설정해서 좀 속도감 있게 빨리 나가면 어땠을까 싶다.
그냥 물리 퇴마라는 단어에 꽂혀서 만든 영화가 아닐까 싶은 정도였다. 액션이 유쾌 상쾌 통쾌한 것도 아니고, 호러적인 면이 잘 살아있냐고 하면 그것도 아니다. 그냥 밍밍하니, 물을 너무 많이 탄 미숫가루 같았다. 둘 다 잡을 생각하지 말고, 하나만이라도 제대로 중점을 뒀으면 어땠을까? 원래 그런 의도였다면, 그러니까 처음부터 하나에 집중한 거였다면 이건, 음….
거기다 갑자기 분위기 썰렁하게 만드는 안 어울리는 말장난은 진짜, 으아….
다음 편을 만들겠다는 의지가 엿보이는 결말이었는데, 과연 만들어지겠느냐는 의문이 들었다. 이런 스토리나 진행이라면, 별로 기대가 되지 않으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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